학자 왕자 아이작의 비극은 이미 수많은 학자가 논한 바 있다. 그러나 나는 종종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그의 어머니이자 여왕, 이레니아 2세의 삶에 더 강한 끌림을 느낀다.
이레니아 여왕의 치세는 치명적인 병마로 얼룩져 있었다. 일각에서는 독살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진위와 관계없이, 여왕의 급격한 건강 악화는 측근이었던 벨렌 경을 비롯하여 왕좌를 탐하던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왕은 부군을 여럿 두었지만 후계자는 한 명뿐이었다. 아이작 왕자는 왕위를 잇기에는 너무 어렸다. 이에 여왕은 벨렌 경을 섭정으로 삼아 본인 대신 대영주로서 통치하도록 했다.
벨렌 경의 가신 중에는 철학자와 연금술사, 현인이 여럿 섞여 있었다. 이들은 이레니아 여왕의 시중을 도맡았다. 이후 수년간 여왕의 상태는 호전되었으나, 왕좌를 되찾을 만큼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왕이 존재감이 점차 희미해지더니, 결국 아무도 그 모습을 보지 못한 채 몇 년이 흘렀다. 여왕의 존재는 오직 대영주와 그 측근을 통해 전달되는 서신과 풍문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여왕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문이 궁정에 파다했으나, 그 누구도 감히 공식적으로 주장하지는 못했다. 그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내비친 이들은 하나같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여왕의 아들, 아이작 왕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레니아 여왕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영원히 진상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뒤이어 일어난 마몬의 반란으로 인해 역사적 기록과 왕실 묘역 상당수가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여왕이... [나머지 내용은 핏자국에 가려져 보이지 않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