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네가 깃들어 사는 이들 말이다.
... 아이야?
알고 있자니 마음이 무겁구나...
나는 그것을 내주었다.
어쩌면 너무 지나칠 정도로.
이리 오거라. 네가 누구인지 기억해 내려무나.
나 역시 거기에 있었단다.
그것을 통해 강해지거라.
그... 필멸의 존재들이...
그런데 지금은 어떤지 보렴.
내 나약함 때문에 이곳에 발을 묶인 거야.
내가 그걸 억누를 수 있을 줄 알았단다.
그리고 네가.
내 아이들이 번성하던 시절이 있었단다.
생명이 넘쳐흐르고 있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말한다)
네 언어마저 잊었단 말이냐?
그게 몸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고, 고동치는 것을 느꼈지.
네 마지막 남은 혈족이야.
내가 거기 있었단다. 가장 오래된 나무의 뿌리 속에도...
그리고 무심코, 그 승선자도 함께 데려갔지.
너는 두 혈통을 이어받은 거야.
넌 무기란다, 아이야.
내 피는 물론, 그들의 피도 말이다.
그들의 ‘기억’이라 불리는 섬광을 꼼꼼히 훑어보려무나.
... 이 잘못된 기운이 내 안에서 곪아 갔다.
네 주변을 둘러싼 그 존재들을 말이다.
나도 너와 다르지 않단다, 아이야.
다만 수많은 생명과 수많은 정신을 한꺼번에 품고 있을 뿐이야.
하지만 너는... 너만큼은... 내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강해질 수 있을 게다.
좋다.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할 존재가 아니었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는 법이다.
갓 태어난 아이가 눈을 떴을 때도.
그리고 숨을 거두었을 때도.
그들은 목적을 찾아 헤맸고...
내 안으로 파고들어 왔다.
해야 할 일이 많단다.
넌 그들을 아끼는구나.
네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기다리면서 말이다.
아이야... (한숨)
이제는 메아리만이 남았구나.
나 또한 그들을 아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곳은 텅 비고 황량한 바위산이었단다.
이 승선자를.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가 잦아든다)
어디서든 그 아이들을 느낄 수 있었지.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구나.
마치 내 살 속에 곪아 터진 추악함에 이끌린 듯이.
그리고 태어나지도 않은 너와 모두를 데려갔단다.
어디에서든 나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게다.
내가 그걸 ‘키운’ 셈이야.
그 필멸자들의 피를.
대체 네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적어도... 한동안은 말이지.
이... 침입자가 내 살 깊숙이 파고들어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는 사실을 말이다.
